미야노츠루 오키나와 이시가키 아와모리 소주

안녕하세요!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‘드링킹모어’입니다. 얼마 전, 휴가차 방문했던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에서 제 인생 술 리스트에 올릴 만한 특별한 아와모리를 발견했습니다. 생산량이 극도로 적어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렵다는 아와모리 소주 미야노츠루(宮之鶴)입니다.


아와모리 소주 미야노츠루,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
아와모리 소주 미야노츠루


저처럼 특별한 술, 특히 그 지역의 문화와 장인정신이 담긴 전통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번 포스팅이 흥미로우실 겁니다. 오늘은 나카마 주조에서 빚어내는 단 하나의 역작, 미야노츠루를 손에 넣게 된 과정부터 그 맛과 향, 그리고 즐기는 팁까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.



낯선 섬에서 만난 운명, 미야노츠루와의 첫 만남

이시가키섬 여행은 여유와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. 에메랄드빛 바다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을 거닐다 우연히 주류를 판매하는 상점에 들르게 되었죠. 수많은 아와모리 병들 사이에서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라벨 하나가 있었습니다. 화려하진 않지만, 세 마리의 학이 그려진 레트로한 디자인의 미야노츠루.

가게에 일하시는 직원분께 몇 가지 아와모리 소주를 추천 부탁드렸는데, 몇 가지 추천 제품 중에 하나가 바로 미야노츠루 였습니다.

이 아와모리 소주는 이시가키섬의 ‘나카마 주조’라는 가족 경영 양조장에서 만들어졌으며, 1948년부터 오직 이 술 하나만을 만들어왔다는 것. 전통 직화식 증류 방식을 고수하며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, 이시가키섬 주민들도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술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.

오키나와현 전체 아와모리 출고량이 연간 약 1만 3천 킬로리터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, 한 양조장에서 수십 년간 한 가지 술만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이 술의 희소성과 가치를 증명하는 셈입니다. 그 말을 듣는 순간, ‘이건 무조건 사야 해!’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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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시가키 리쿼샵: 이나후쿠 사케 株式会社 稲福酒販

이시가키 섬에서 방문했던 리쿼샵은 이나후쿠 사케 (株式会社 稲福酒販) 이 곳 이었습니다. 맥주, 와인 등 다양한 술을 판매하고 있으며, 특히 아와모리 소주가 많습니다. 다른 종류의 주류를 구입할 때는 추천드리기는 어려우나, 아와모리 소주를 구입할 때는 좋은 가게입니다. 간단한 일본어만 하신다면 쉽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. 영어 응대는 안되는 것 같으며, 택스프리의 환급 서비스는 되지 않습니다.



70년 장인정신의 결정체: 나카마 주조 이야기

미야노츠루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산자인 나카마 주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. 이들은 현대적인 대량 생산의 유혹을 뿌리치고, 창업 당시의 방식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.

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‘직화식 증류(地釜式蒸留)’입니다. 증류기에 직접 불을 가해 가열하는 이 방식은 온도 조절이 매우 까다로워 현대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, 원료의 풍미를 깊고 진하게 이끌어내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.

또한, 이시가키섬의 명산 오모토다케의 맑은 물을 사용하고, 옛 방식 그대로 누룩을 만드는 등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습니다. 이런 비효율적인(?) 생산 방식 때문에 미야노츠루는 언제나 소량만 만들어지고, 그마저도 대부분 현지에서 소비되어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‘환상의 아와모리’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입니다.

제가 손에 넣은 이 한 병에 담긴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니, 마시기 전부터 경건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.



미야노츠루, 그 맛과 향 그리고 가격에 대한 솔직한 평가

여행 마지막 날 밤, 숙소에서 드디어 미야노츠루를 개봉했습니다.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 아와모리치고는 비교적 낮은 도수이지만 30%정도면 평균적인 아와모리 소주의 알코올 도수라고 생각합니다. 과연 어떤 맛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컸습니다. 720ml 기준으로 제가 구입했던 가격은 1300엔 정도에 구입했습니다. 판매하는 곳에 따라서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

아와모리 소주 미야노츠루 전면 라벨
아와모리 소주 미야노츠루 720ml



미야노츠루 향

잔에 따르자마자 상쾌하고 청량한 향기가 은은하게 피어올랐습니다. 일부 아와모리 특유의 쿰쿰하거나 흙내음 같은 개성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, 잘 익은 쌀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달큰한 향이 지배적이었습니다.

프리미엄 라인의 아와모리 소주는 아니지만 마치 맑은 날, 잘 마른 이불에서 나는 기분 좋은 냄새 같다고 할까요?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한 향이었습니다.


미야노츠루 맛

가장 놀라웠던 것은 목 넘김입니다. 30%의 알코올 도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넘어갑니다. 혀에 닿는 첫인상은 깔끔함 그 자체. 그리고 뒤이어 입안 전체를 감싸는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.

맛의 구조가 복잡하지는 않지만, 확실한 중심을 잡고 있는 ‘코어가 있는 맛’이라는 현지인들의 평가가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. 자극 없이 스며드는 편안함, 이것이 미야노츠루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.


음용법 추천

처음에는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스트레이트로, 그 다음에는 얼음을 넣은 온더록으로 즐겼습니다.

  • 스트레이트: 미야노츠루의 부드러운 질감과 은은한 단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. 아와모리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함입니다.
  • 온더록: 얼음이 녹으면서 알코올의 느낌은 더욱 부드러워지고, 숨어있던 쌀의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. 개인적으로는 온더록으로 마실 때 맛의 밸런스가 가장 좋다고 느꼈습니다.
  • 미즈와리(물과 희석): 식사와 함께 곁들인다면 물과 6:4 또는 5:5 비율로 섞어 마시는 것도 추천합니다. 이시가키섬에서 맛본 신선한 회나 담백한 오키나와 요리와의 궁합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

단순한 술이 아닌, 여행의 경험을 완성하는 기념품

미야노츠루는 단순히 맛있는 술을 넘어, 저에게 이시가키섬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 하나의 ‘경험’이었습니다. 작은 섬의 한 양조장이 수십 년간 묵묵히 지켜온 장인정신과 철학. 그리고 그 결과물인 희소성 높은 아와모리를 우연히 만나 맛보는 행운까지.

혹시 오키나와, 특히 이시가키섬을 여행할 계획이 있으시다면, 주류 상점이나 기념품 가게를 유심히 한번 살펴보세요. 만약 세 마리의 학이 그려진 이 레트로한 라벨을 발견하신다면, 망설이지 말고 손에 넣으시길 바랍니다. 그 한 병이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. 흔한 기념품이 아닌, 그곳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긴 진짜 ‘보물’을 얻게 되실 겁니다.